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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기
다음 부터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서 밤을 지새우며 공부를 한다. 이제는 미리 미리 해야지 했던 시험 기간의 '절규'에 가까운 다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저기 멀리 놓아두고 습관이 어디 가랴, 또 다시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허겁지겁 서두른다. 그 때는 정말 화장실 가는 시간도, 밥 먹는 시간도 참 아까웠다. 설상가상,  야속하게도 얼마나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는지. 비단 시험기간 뿐만이 아니다. 레포트도 마지막 까지 붙잡고 있다 꼭 마감이 다 되어야 급해진다. 아픈 것도 꾸역꾸역 참아뒀다 더이상 어찌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모든 진료과목을 회진하듯 진료받는다. 가스 요금, 인터넷 요금, 관리비, 신문대금까지 그것도 차곡 차곡 모아뒀다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인터넷 뱅킹을 두드린다. 심할 때는 자동이체 마감 직전에서야 돈을 입금시킨 적도 있다.

언제 한 번 만나자, 라고 지나가는 말로 던졌을 법 한, 혹은 정말로 보고 싶은 얼굴이었던지, 학기 중을 피해 방학 동안 수 많은 약속을 했었다. 두 달이 조금 넘는 방학 동안 무얼 했나 싶을 정도로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 까지 벼락치기 하듯 사람들을 마구 만났다.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노는 것 까지 벼락치기를 해야하다니 싶은게 나도 인생에서 꽤 많은 일들을 한 방에 '마구 마구' 해치웠던 것 같다. 이런 나일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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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inzelne | 2008/03/01 01:30 | 걷는발자국만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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