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어제의 하늘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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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여기다 몇 줄 끄적이려고 얼마나 생각하고 또 고민했는지 모른다. 1년 전 즈음에 들었던 말이 문득 생각나 온갖 표제어로 리포트 검색도 했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있겠나 싶어 그냥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 감정을 쉬운 말로 그대로 풀어봐야겠다, 라고 또다시 고민의 고민 끝에 간신히 모니터와 자판을 마주하고 있다. 물론, 언급한 적 있다시피 누군가는 보아달라는 찌질한 외침이다.

발단은 이거였다. 무심코 '길, 방송에는 없지만 사회에는 있는 캐릭터' 라는 제목의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게된 것. 몇 번의 방송을 통해 (그게 진실인지, 연극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는 내가 가장 경멸하다시피하는 부류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사에서 말하는 그 캐릭터는 내가 보아온 이미지 그대로를 담고 있었다.

쉽게 말해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뒷담화' 하기, 그렇게 살지 말라고 동화로도 만들어져 지금까지 교훈으로 남아있건만 '박쥐'인생의 전형인듯 싶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의 특성상 좀더 자극적이어야 했고 때문에 과장이 있을 수도 있음은 차치하더라도 무작정 싫다. 누군가가 지레 짐작하듯 다른 사람의 뒷담화로 크게 상처받아본 기억은 전혀 없지만 특별한 연유와 과정이 없이 단순하게, 짠 음식을 싫어하듯 이것은 논리가 결여된 내 취향문제라고 볼 수 있다.

언니는 집단에서의 '욕'을 인류학적으로 설명해내려고 했다. 제대로 듣지도 않은 말들 중에 '동질감' 이라는 단어는 똑똑히 기억난다. 전혀 틀린말도 아닌 것 같다. 속된 말로 친해지려면 공동의 적을 만들어 씹어대는 게 제일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고 보면 어렸을적부터 부단히 그런 인류학적 현상들을 경험해온 셈이다. 끊임없이 편을 가르고 싸우고 또 싸우던 또래 여자 아이들,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쉬는 시간의 그 담화로 승화시키듯 선생님을 잘근 잘근 씹어대던 친구들, 모조리 너무 싫었다. 서로의 동질감을 위해 끼어든 욕은 그야말로 욕을 위한 욕이 되어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 순간만을 위해 강한 휘발성으로 자극만을 줄 뿐 얘 좀 그렇더라, 얘는 그래서 싫어, 식의 판도라의 상자들을 무수하게 만들어낸다. 어디를 디뎌야할지 모르는 지뢰밭처럼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입을 통해 봉인된 폭탄은 폭발이 단지 지연되어있을 뿐 그 관계의 위태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미선아, 이건 인간의 본능이야 라고 타이르듯 말하는 사람도 있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하게 해두고 싶은 것은 제발 자신의 가치를 본능의 힘을 빌어 정당화시키지는 말라는 거다. 누구나 다 그래,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가 그렇게 해 왔다는 게 역시 그 행위의 정당성을 말해주지는 않는 법,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폭탄을 입에 물고다니는지 제대로 직시했으면 좋겠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고 가치판단하지않고 여전히, 단지 취향의 문제로 남겨두겠다. 그리고 내 취향으로는 '경멸' 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 삶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야말로 살면 살수록, 알면 알수록 인간에 대한 실망이 더해가는 요즈음이다.

by einzelne | 2008/12/15 22:49 | 걷는발자국만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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