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전체to do list 걷는발자국만큼 햇살에바래진추억 사실과현실과진실 어디에어떤모습으로 인식은희미하다 노트 -철학 -경제 -사회/정치 -문화/예술 날아가는풍선 econ, je t'aime 바람이머무는곳+Ω 미분류 링크
최근 등록된 덧글
비공개님, 하하 무어라 말..by einzelne at 03/19 비공개 님, 다르지 않아요 ㅎ by einzelne at 03/09 이전블로그
more...이글루 파인더
|
p.201
그야 누구나 남에게 비난을 받거나 혼이 나거나 해서 기분 좋을 리는 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화를 내고 있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도, 악어보다도, 용보다도 더 무서운 동물의 본성을 보는 것입니다. p.202 인간에 대해 언제나 공포에 떨며 또 인간으로서의 나의 언동에 눈곱만한 자신도 가질 수 없었고, 그 괴로움은 가슴속의 작은 상자에 감추어 놓고 그 우울, 그 신경질을 꼭꼭 감추어 두고 오직 순진하고 낙천적인 양 꾸몄으며, 나는 이렇게 어릿광대같은 괴상한 성격으로 차츰 완성되어 갔습니다. p.210 피차가 서로 속이고, 그러면서도 이상하게도 아무런 상처도 받지 않고, 또 서로 속이고 있다는 것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진정 훌륭하게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 생활에 충만해 있는 것 같았습니다. p.252 눈을 뜨고 일어나자 나는 원래의 경박하고 가장된 어릿광대가 되어 있었습니다. 겁쟁이는 행복조차 두려워합니다. 솜에도 상처를 입습니다. 행복으로 상처를 받는 일도 있습니다. 상처를 받기 전에 빨리 이대로 헤어지고 싶어서 초조하여, 늘 쓰는 수법이 어릿광대 노릇으로 연막을 둘러치는 것이었습니다. p.303 나에게 있어서 '세상' 이란 역시 깊이를 계량할 수 없는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결코 단순한 '단판 승부' 따위로 무엇이건 결정되어 버릴 그런 허술한 곳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p.329 죽고 싶다, 차라리 죽어 버리고 싶다, 이젠 도저히 되돌릴 수가 없다, 무슨 짓을 해도 무엇을 해도 구렁에 빠질 뿐이다, 치욕에 치욕을 더할 뿐이다, 자전거로 아오바의 폭포에 가는 일 같은 것은 나에게는 바랄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더러운 죄에 야비한 죄가 거듭되고 고뇌가 증가되어 강렬해질 뿐이다, 죽고 싶다, 죽지 않으면 안 된다, 살아 있는 것이 죄의 씨앗이다, 등등 골똘하게 생각하면서도 역시 아파트와 약국 사이를 반미치광이의 모습으로 왕복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약품의 사용량도 따라서 증가하기 때문에 약값 외상이 무서우리만큼 많은 액수에 이르게 되고, 부인은 나의 얼굴을 보면 눈물을 글썽거렸고 나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옥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 ||||